(2013-06-30) 더원 콘서트.

조영규의 블로그

2013. 7. 1. 17:20 from Culture





" 당신은 누구신가요.

왜 그대가 곁에 있나요.

나 밖에 모르는 그녀를 뭐라하면서 손을 잡았나요.


저 여자는 내 여자입니다.

저 여자는 내 여자랍니다.

그 아무도 손댈 수 없고

기댈 수 없는 내 여자랍니다.

그런 사람이 날 떠나갑니다.

내 사랑이 나를 버립니다.

내 목숨과 같은 그녀가

다른 사람의 품에 안깁니다.


저 여자는 내 여자랍니다.

사랑이 크기전에

그대여,

제발 놓아 주세요.. "


더 원 _ 내 여자 



6월 30일.


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

가수 더 원의 콘서트가 열렸다.


정각 5시 시작이었고,

정각 5시에 도착했다.


그러나 공연은 관객들의 지각으로 인해 30분가량 지연되었다.





가수 현빈의 노래였던,

그리고 더원이 나가수에서 불렀던,


'그 남자'


를 부르며 입장한 더원과 함께 콘서트가 시작되었다.



" 조금만 가까이 와.

한발 다가가면 두발 도망가는

널 사랑하는 난,

지금도 옆에 있어.


그 남잔 웁니다.

그 남자가 나라는 걸 아나요.

알면서도 이러는건 아니죠.

모를거야 그댄 바보니까. "


더 원 _ 그 남자



바람이 분다, 내 여자, 이 사랑, 지나간다, 잔향 등.


악기의 선율을 타고 더원의 목소리가 흘렀다.

발음이 조금 부정확한 더원의 창법과

좋지 않은 음향 시설이 만나

거의 발음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

그래서 실망했지만,


그 감정은 그대로 전해졌다.



공연 중간, 더 원의 바이브레이션 강의가 잠깐 있었다.


삐 뽀 삐 뽀.


구급차 소리를 흉내냈다가, 이 음 그대로


아 아 아 아


로 바꿨고, 이 속도를 조금 더 빨리하여


아~~~~


라는 바이브레이션을 만들어냈다.





공연 중간, 나 가수 영상이 나왔다.

더 원의 삶의 가장 큰 이벤트 였을 것이다.


서바이벌 형식의 음악을 이용한 경쟁 구도가

마음에 들지 않지만,

다시 자신에게 '나는 가수다'와 같은

기회가 주어진다면,


그 승패와 관계없이

최선을 다해 진심을 담아 노래하겠다고

관객들에게 약속하는 더 원의 모습이 인간적으로 다가왔다.



" 얼마나 아프고 아파야 끝이 날까.

얼마나 힘들고 얼마나 울어야

내가 다시 웃을 수 있을까.

지나간다. "


더 원 _ 지나간다



" 24살 부터 31살까지 6년.

길이 없는데,

연습실에 박혀 하루 8시간을 노래를 불렀습니다.. "



20시간이 넘게 지난 지금도,

이 말이 귓가에 맴돈다.





더 원 콘서트의 게스트로 울랄라 세션이 왔다.


뛰어난 가창력과 춤으로 즐거운 무대를 보여주었다.

좋지 않은 일을 겪고도

다시 일어서 멋지게 보여준 그들의 무대는,

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.





공연이 시작된지 1시간 반 가량 지나고,

발라드가 아닌 신나는 곡으로 더원이 옷을 갈아입고

돌아왔다.


자신의 관객을 즐겁게 하기 위해

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다워보였다.


무대에서 내려와 빈 객석 위로 올라가 노래도 부르고,

객석을 한바퀴 빙 돌기도하고,

옷을 찢고 춤을 추는 등의 퍼포먼스까지.


자신을 사랑해주는 관객들에게 보답하듯,

이제야 생긴 이런 무대를 감사하듯,

아낌없이 보여주려는 그의 노력이

내 심장을 때렸다.

신나는 음악 속에서,

그의 삶이 생각나 한편으로 울컥했다.



"잘 할 수 있을까.

내가 받은 사랑만큼.

혹여 이 사람도 내 가슴에

같은 상처로 남을까.


나, 지킬 수 있기를.

기도 하는 마음.

너무 죄많은 나라서,

여전히 겁이 나지만

나에게 용기를 주세요.

내게 이 사랑을 주세요.

온 맘 가득 이사랑 뿐입니다.


다 용서하시고,

더 가엾이 여기시어

내게 이 사랑 주세요."


더 원 _ 이 사랑






울랄라 세션은 게스트로 오는지 알고 갔는데,

구가의 서에서 월령역을 맡고있는


최진혁


이란 배우도 왔다.


자신의 드라마 주제곡인


잘있나요


를 부르는데, 원래 가수인줄

착각했을 만큼 좋은 목소리와 가창력을 가지고 있었다.





다시 더원이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.


나가수 이후, 그전까지 삶동안 들었던 잘생겼다, 멋지다, 노래잘한다는 말보다

훨씬 더 많은 칭찬을 듣고 있다고 즐거워 했다.



" 어릴 적,

어느 날 구두에 관심이 갔다.

구두를 사니

옷에 관심이 가고

그러다보니 어느새 공부는 뒷전이었다.


그러다 노래가 따라왔고,

노래를 시작했다.


어느 날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.


모든 물체는 부딧혀야 소리가 난다.

사람의 목소리는

세상 유일하게 자신을 때려 고통을 주어 내는 소리다.

그래서 아름답다.


그런 목소리를 멋지게 내기위해

연습했다. "



노래방을 지인들과 갔다고 한다.

거기서 한 여성분이 부른 무명의 노래가 와닿아

나가수에서 부르기로 결심했다고 한다.


그 노래가 더원에게 1등을 안겨준


썸데이 라는 노래였다.



"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,

사랑의 의미를 배우고

나라는 사람이 있단 걸

알게 됐다오.


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,

나는 사랑을 했다오.

그 땐 심장을 떼내고

버려도 안되는 걸

몰랐다오. "


더 원 _ 썸데이 





공연이 끝나고, 앵콜 요청에 더원이 다시 나왔다.


그리고 2곡을 불렀다.


사랑아



아시나요.


아시나요의 간주부분에 더원이 이런이야기를 했다.


" 잘 못했을 수도 있어요. 몸이 불편해 목소리가 안나왔을 수도 있어요.

하지만 노래를 불렀던 그 순간만큼은 최선을 다했습니다.

사랑합니다. "





콘서트 중, 김동율의 잔향이라는 노래를 설명하며 더원이 이런이야기를 했다.


" 실내에서 어떤 물체가 내는 소리가 멈춘 후에도 그 소리가 지속되는 현상을

잔향이라 합니다. "


 더원의 팬도 아니었고,

더원의 음악을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았다.

단지 나가수에서 사람들을 울리는

그가 궁금했고,

콘서트 까지 가게됐다.


실망했다.

아니, 지루했고, 심심했다.

기대가 컷던 탓일까.


그러나 콘서트가 진행될수록


내게 더 원은


'잔향을 가진 가수'


로 다가왔다.


만나서 술한잔 기울이며


" 형, 요새진짜 힘든데 어떻게 하지? "


라고 묻고 싶은.


내게 더원은 그런 가수로 기억됐다.


콘서트가 끝나고

더원의 어릴 적 사진부터

최근 일상 사진들까지를 동영상으로 보여주었다.


마지막 사진에

이런 말이 나왔다.


" 제가 행복했던 것 만큼,

오늘 제 공연이

여러분에게 행복이었기를

기도합니다. "



'



꿈꾼다.

언젠가 더 원처럼

최고는 아니지만


잔향이 있는 사람이 되기를.

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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